마지막으로 노인을 본게 언젠지 기억도 잘 나지 않아. 물론 가족 말고 말고.. 회사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늙은 사람이라 해도 52정도..
출퇴근 시간에 보이는 사람들은 대략 20~40대 까지의 사람들. 아마 나의 활동 반경이 그래서 그럴지도 모르지만말야. 그럼 늙어지면 어디로 가는걸까? 라는게 궁금해졌어. 잘은 모르겠지만 별로 좋을거 같지는 않아. 물론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순응하며 살겠지만, 늙는다=인생끝 이라는 생각이 드니까. 특히 여자에게 늙는다는 건 정말로 좋지 않은 일이야. 우스개소리로 남자들이 28살이 넘어가면 여자라기 보다는 그냥 사람 아니냐고 하더군. 그 말은 18세 미만의 남자는 애기야.. 라는 것과 같을까? 으.. 싫어. 그래도 애기는 귀엽기라도하지
왜 나이든 여자가 싫어? 라는 질문을 하니 너무 늙어서, 탱탱함이 없어서, 순진하지 않아서, 무서워, 기를 뺏기는거 같아, 귀엽지가 않아! 라고 대답.
그래서 연상을 좋아하는 아해에게 물었더니, 자기는 연상이 어른스럽고, 섹시하고, 당당해서 좋다나..
이런.. 사실 나이가 들어서
헌물건이 되는 건 맞긴하지만, 순진하지 않다거나, 기를 빼앗는다거나, 무서워진다거나는 아닌데.. 또 어른스러워지거나 섹시해지거나 당당해 지는 것도 아니라고! 난 어렸을때도 영악했고, 귀엽지 않았으며, 차가운여자였고.. 나이들어서도 철이없고 섹시와는 거리가 먼데다 아주 소심한데.. ㅎㅎ
그래도 나이가 들어서 좋은점은 딱 하나.. 조금 느긋해졌다는 거.. 되돌아보면 20대의 나는 그때도 알고 있었지만, 무척 불안정했고 세상에 속하지 않은 방랑자 같은 마음이었지. 삐딱하고 반항도 심하고 남들과는 다른 길을 가겠다고 되지도 않는 생각을 했었고.
지금? 지금은 전혀 그러고 싶지 않은걸.. 세상에 동화되어서 살고 싶은 마음..? 부조리들이 많아도 그만큼 올바르려 하는 일들도 많다는 걸.. 조금은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게 되었고, 내가 뭘 하고 싶은지에대해 고민하지 않고 편하게..편하게..
얼마전 CSI라스베가스 편을 보다가 참 재미있는 에피를 봤는데.. 성 스티븐 교회의 성자 얘기였어. 신도가 얼마나 많은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조그만 건물에 한 켠에 세워진 교회에서 자신의 교리를 펼치며 살았던거 같은데, 라스베가스의 한 복판에서 명상을 하던 자세로 죽어버린거지. 그 교회로 찾아갔더니 스티븐이라 새겨진 문 위에 조잡하게 종이로 '성 조지 교회'라고 고쳐 써 붙여져 있더군. 후계자였던 조지 성자가 그 교회를 물려받게 된거지. 당연히 요원은 조지성자를 의심하고, 그 성자.. 좀 선하게 모자라 보였어.. 취조실에서 브래스 경감의 눈치를 엄청 보면서, 뭐든 '네'라고 대답을 하지. ㅎㅎㅎ 브래스 경감은 한숨을 쉬며 포기해 버리고..
이리저리 수사를 하던 요원들이 스티븐 성자의 설교 동영상을 보게 되는데, 내용이 처음엔 웃겼는데 다시 생각을 하게 하더라고..
바리스타를 통한 깨달음..? 뭐 이런거였는데, 이 성자가 별다방 같은데서 커피를 시켰는데, 크림과 우유가 빠진 커피를 원했지만 바리스타가 준 건 둘 다 가득 든 커피였다나. 그래서 바리스타에게 자신이 원한건 이게 아니라고 했더니, 짜증을 내면서 그냥 먹으라고 했나봐. 뒤를 돌아본 성자는 긴 줄을 보고 그냥 그 커피를 들고 나왔고, 여기서 깨달음을 얻었대. 자신이 포기함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었는지. 다른 점을 변화시키려 하지말고 그냥 받아들이자.. 가 그 교회의 주요 정신이었나봐. ㅎㅎㅎ
좀 극단적으로 그려지긴 했지만, 어느 정도 수긍이 가.. 다른 점을 그냥 받아들이기.. 애매함을 얼마나 잘 견디는지,
다른 점을 얼마나 잘 받아들이는지, 스트레스를 얼마나 잘 조절하는지로 성숙함을 판단 할 수 있다고 하지? 아직 한참 더 가야하지만.. I believe I can get over my weaknesses as I get older as I gain more experience. So I'm really comfortable with getting old.